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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기를 썼는데, 직전 일기의 날짜를 보니 2주만에 쓰는 일기더라.
 
나는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한다.

23.02.09 나는 일기가 좋다.

나에게 있어 일기란 그저 초등학교 때 억지로 써서 제출해야 했던 방학숙제에 불과한 싫은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기가 너무 좋다. 내가 일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때는 20년도였다.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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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서도 말했듯이 일기를 쓰면 생각 정리도 되고 매일매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글쓰기 실력도 늘릴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가다 드는 잡생각들은 핸드폰 메모장이나 노션에 정리하고, 저녁에 종이 다이어리에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일기를 썼었다.
손으로 일기를 쓰면 다이어리를 채워가는 뿌듯함과 책장에 매해의 다이어리가 모여있는 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나에 대한 기특함이 좋았다.
나 이렇게 살았구나. 열심히 살았구나.
(그리고 글씨체가 안예뻐서 손으로 글 쓰다보면 예뻐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다 헤헤)
 
하지만 내 손은 너무 느렸다.
생각은 저만큼 앞질러가있는데 손이 따라오질 못해서 일기를 쓰는 와중에도 생각에서 스쳐지나간 글자가 손으로 튀어나오는 일도 꽤 많았다.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팔이 아파서 강제로 내용을 줄이기도 했다.
그리고 꼭 집에서 시간을 내어서 혼자 있을 때 써야한다는 점도 페인 포인트였다.
내 사적인 생각을 적은 일기를 밖에 들고 나가고싶지 않고, 누가 있을 때 쓰고 싶지도 않은걸!
 
일기를 쓰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잘 안쓰게 되었고, 1일 1일기에서 3일, 1주, 2주… 일기를 안쓰는 기간이 길어졌다.
문득 주객전도가 되었나 싶었다.
일기가 주는 장점은 일기를 쓰는 과정 자체에서 오는데,
일기를 쓰는 수단이 힘들어서 안쓰는게 맞는건가?
 
타이핑은 손글씨보다 훨씬 빠르다.
생각의 속도보다는 약간 느리지만 어느정도 따라가는 편이고, 손글쓰기보다 수정과 삭제가 손쉽다는 장점이 있다.
생각나는대로 적고 나서 쭈욱 읽어보고 어색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글쓰기 연습도 되는 것 같다.(종이는 다쓰고 고치면 첨삭처럼 되어버리니까…)
 
어떤 일이든 강제로 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부담이 생기면 꾸준히 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써야한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도록, 쉽게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중의 하나인 것 같다.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손글씨를 고집하는 것은 수단을 위해 목적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에 다이어리들을 꽂아두고 보고싶다는 소망은 변함없지만…
(+글씨체는…안늘더라…내 평생의 소원중에 하나인데…글씨 예쁘게 쓰기ㅠㅠ)
 
그래서 틈틈히 타자로 메모해두고 블로그에 올리기로 했다.
(공개하기 힘든 개인적인 내용은 비공개-)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을 보는 것도 나중엔 뿌듯하겠지~
수단을 고집하지 않고 일기를 쓰는 목적에 집중하는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vD
 
+반면에 공부할때는 타이핑보다 손글씨로 하는게 좋다고 한다. 손글씨는 아무래도 느리다보니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적기 위한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천천히 적으면서 머리에 잘 남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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